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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골도 넣지 못했지만, 함께 뛰었습니다 — 제4회 우당탕탕 전국 정신장애인 풋살대회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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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6-10-2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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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FA · FIELD ESSAY

제4회 우당탕탕 전국 정신장애인 풋살대회를 마치며

한 골도 넣지 못했지만,
함께 뛰었습니다

한국사회풋살협회 사무국장 김서현 | 2026년 10월

오래도록 마음에 남은 한마디

“저희는 여태까지 한 골도 못 넣은 팀인데 괜찮아요?”

이번 대회를 마치고도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는 말입니다.

지난 10월 23일, 전국 12개 팀이 참가한 우당탕탕 전국 정신장애인 풋살대회가 열렸습니다. 한국사회풋살협회(KSFA)는 이번 대회에 함께하며 선수들과 관계자들을 만나고, 사회풋살의 현장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 동안 수많은 장면이 있었지만, 대회를 마친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멋진 골이나 승리의 순간만은 아닙니다. 조금은 서툴더라도 끝까지 뛰던 선수들, 실수한 동료에게 괜찮다며 격려하던 목소리, 승패와 관계없이 풋살을 즐기던 사람들의 모습이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01. 한 골도 넣지 못한 팀의 국가대표 추천

리그전이 끝나고 4강 진출팀이 결정된 뒤, 협회는 각 팀의 국가대표 선수 추천서를 수거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팀에서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저희는 여태까지 한 골도 못 넣은 팀인데 괜찮아요?”

저는 당연히 괜찮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그 팀에서는 누구를 추천하면 좋을지 서로 의논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를 가리키며 이분이 정말 열심히 한다고, 꼭 추천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지만, 그들에게는 함께한 동료의 노력과 열정을 알아봐 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누가 가장 뛰어난 선수인지보다 누가 얼마나 열심히 참여했는지를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사회풋살이 가진 또 다른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스포츠에서 승리는 중요합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이기고 싶고, 패배하면 아쉬운 것도 당연합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도 다양한 선수들을 만났습니다. 그저 공을 차는 시간이 즐거운 사람도 있었고, 운동 자체에 의미를 두는 사람도 있었으며, 누구보다 진지하게 승부에 임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패배를 아쉬워하며 다음에는 꼭 이기겠다고 다짐하는 팀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같은 이유로 풋살을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모습일 것입니다.

사회풋살이라고 해서 모두가 승패에 초연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회복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저 각자의 이유로 풋살을 즐기고, 도전하고, 함께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02. 경기장 안팎에서 발견한 따뜻한 모습들

12개 팀의 리그전이 끝나고 4강 진출팀이 결정되었습니다. 아쉽게 탈락한 팀들은 일정을 마치고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일부 팀은 경기장에 남아 다른 팀의 경기를 지켜보고 응원했습니다.

자신들의 경기는 끝났어도 다른 팀의 플레이를 보며 즐거워하고, 배우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경기장 밖에서도 응원의 열기는 계속되었습니다. 각 팀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반응했고, 실수가 나오면 “괜찮아! 괜찮아!”라며 격려했습니다.

경기장 안에서는 이기기 위해 치열하게 뛰고, 경기장 밖에서는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날의 선수들은 누군가의 보호나 도움을 받는 대상이기 전에,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패배에 아쉬워하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평범한 스포츠인이었습니다.

그 평범한 모습을 더 많은 곳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03. 함께 뛰는 선생님들, 그리고 남겨진 고민

이번 대회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각 팀을 이끄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팀은 정신건강 당사자 선수 4명과 사회복지사 선생님 1명이 함께 경기에 참여했습니다.

선생님들은 대체로 좋은 기량을 갖추고 있었고, 팀을 이끌며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면서도 동료 선수가 실수하면 격려하고, 위축되지 않도록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경기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팀 전체가 함께할 수 있도록 돕는 동료이자 조력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당사자 선수들만으로 경기에 참여한 팀의 모습 역시 의미 있었습니다. 팀마다 구성과 운영 방식은 달랐지만, 각자의 환경에서 풋살을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소중하게 다가왔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선생님이 없다면, 이 팀은 계속 운영될 수 있을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여러 정신건강 관련 기관을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고민을 했습니다. 풋살에 관심 있는 당사자들이 있어도 인원이 부족해 팀을 구성하기 어렵고, 운동 공간이나 운영비를 마련하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담당자의 의지와 역량에 따라 활동의 지속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현실을 느꼈습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분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 노력에 감사하면서도, 언제까지나 몇몇 담당자의 열정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당자가 바뀌어도, 기관의 여건이 달라져도,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이 계속 풋살을 즐길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한국사회풋살협회가 앞으로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04. 하루의 대회가 일상의 풋살로 이어지려면

이번 대회는 협회에도 소중한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제4회 대회를 개최한 요한빌리지는 풋살대회뿐 아니라 다양한 행사를 운영해 온 경험이 있는 기관입니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당일의 세심한 운영까지,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행사는 매끄럽게 진행되었고, 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운영진과 스태프들의 노고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협회 역시 향후 자체적인 대회를 개최하고자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경험은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최 측에서는 협회가 참가팀과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었고, 여러모로 세심하게 배려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협회에서 준비한 소개자료와 풋살팀 운영에 참고할 자료들을 전달하며 다양한 팀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팀이 협회에 관심을 보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팀은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어떤 팀은 별다른 반응 없이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선수들과 선생님들은 풋살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고, 대회 일정만으로도 충분히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협회가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아직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협회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활동하는 팀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듣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입니다.

05.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

이번 대회에서 느낀 것은 분명합니다. 사회풋살에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힘이 있습니다. 함께 뛰면서 동료가 되고,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쉬움을 나누며, 서로의 노력을 인정하고 응원하는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누군가는 함께할 사람이 없어 팀을 만들지 못하고, 누군가는 운동할 공간이 부족하며, 어렵게 팀을 만들고도 운영 여건 때문에 활동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전국대회를 개최하고 더 많은 팀이 참가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각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풋살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넓혀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협회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이미 현장에서 애쓰고 있는 기관과 담당자들을 연결하고, 새로운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돕고, 기존 팀들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단순한 참여자를 넘어 스스로 팀의 주체가 되고, 서로를 이끌어가는 모습도 더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대회는 하루지만,
우리의 일상은 계속됩니다.

1년에 한 번 전국에서 모여 서로의 실력을 겨루고 응원하는 것도 소중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날에 우리 동네 운동장에서 함께 공을 찰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일상이 쌓여 다시 전국대회에서 만나고, 함께 성장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번 대회를 위해 애써주신 요한빌리지 관계자 여러분과 모든 운영진, 참가팀의 선생님들과 응원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 뛰어주신 모든 선수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만난 여러분의 모습은 한국사회풋살협회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그 질문에 다시 한번 답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여태까지 한 골도 못 넣은 팀인데 괜찮아요?”

네, 당연히 괜찮습니다.

함께 뛰고 싶다는 마음이 있고, 서로의 노력을 알아봐 주는 동료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한 팀입니다. 그런 팀들이 더 많아지고, 더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한국사회풋살협회도 하나씩 역할을 찾아가겠습니다.

2026년 10월

한국사회풋살협회(KSFA) 사무국장 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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